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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애로우즈 캐피탈 (GBTC, 루나사태, 붕괴)

by 재미있는경제사 2026. 6. 8.

가슴에 손을 얹고 한번 생각해보면 저는 아이비리그 출신의 화려한 학벌, 글로벌 초대형 투자은행의 트레이더 경력, 그리고 수십 조 원을 주무르는 거대 헤지펀드 간판만 보면 "이 사람들은 천재니까 무조건 내 돈을 복사해 줄 것"이라며 그들을 맹신했던 적이 있습니다. 단언컨대 자본주의에서 그 화려한 기득권의 타이틀만큼 개미들을 낚기 좋은 달콤한 미끼는 없습니다. 단 48시간 만에 무려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공중분해 시키고 발리로 야반도주했던 '쓰리 애로우즈 캐피탈'의 추악한 스토리를 뜯어보면, 우리가 굳건하다고 믿었던 제도권 엘리트들의 자산 운용 실체라는 것이 얼마나 조잡한 폰지 사기판 구조일수도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GBTC 프리미엄과 레버리지의 덫

쑤 주와 카일 데이비스라는 이 두 명의 청년들은 애초에 크립토의 철학 따위에는 관심도 없던 철저한 제도권의 엘리트들이었습니다. 미국의 엘리트 코스인 필립스 아카데미를 거쳐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한 뒤, 크레디트 스위스의 파생상품 데스크에서 돈 장사를 배운 정통 금융권 출신들이었죠. 이들이 2012년 부모에게 빌린 돈 100만 달러로 세운 3AC가 단 9년 만에 운용 자산 100억 달러의 공룡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대단한 펀더멘탈 분석이 아니라 초기 외환 통화 시장의 룰을 악용한 기괴한 GBTC 차익거래 덕분이었습니다. GBTC란 그레이스케일 신탁에 실제 비트코인을 저당 잡히는 대가로 받는 주식 증권인데, 당시 미국 제도권의 기형적인 규제 때문에 이 증권은 수년간 실제 비트코인 가치보다 무려 40%나 비싼 괴리율, 즉 '미친 프리미엄'을 달고 거래되는 시장의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습니다.

3AC는 돈을 무한대로 복사하기 위해 자기 자본의 수십 배에 달하는 빚을 당기는 파멸적인 레버리지 덫을 스스로 설계했습니다. 이들은 가상자산 대출 기관인 제네시스등에서 비트코인을 빌려 GBTC로 바꾼 뒤, 그 가짜 종이 증서를 다시 담보로 맡겨 추가 비트코인을 빌리는 폭탄 돌리기를 무한 반복했습니다. 전체 신탁 물량의 6%인 10억 달러가 넘는 포지션을 오직 '프리미엄이 영원히 유지될 것'이라는 안일한 확증 편향 하나에 몰아넣고 빚을 내서 투자한 셈입니다.

주변에서 주식 유튜버들의 "이 종목은 대기업 신탁 자산이 묶여있어 안전하다"는 말만 믿고 신용 대출에 미수까지 영끌해서 얹어놓은 그 포지션이, 진짜 안전하다고 생각하십니까? 2021년 크립토 불장 당시, 월가 엘리트들이 GBTC 구조로 돈을 복사한다는 뉴스만 믿고 투자를 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결함이 치료되어 프리미엄이 멈추고 할인 구간(디스카운트)의 지옥문이 열리는 순간, 3AC의 10억 달러짜리 포지션과 함께 제 소중한 종잣돈도 단 한순간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박살이 났습니다.

루나사태가 터뜨린 마진콜 연쇄반응

이미 GBTC라는 시한폭탄의 타이머가 돌아가고 있던 2022년 5월, 대한민국 개미들의 목통을 완전히 부러뜨렸던 테라·루나 대참사가 금융 시장을 강타했습니다. 1달러의 가치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수학적으로 설계되었다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 UST의 달러 페그 방어선이 거대 세력의 공매도 공격 한 방에 붕괴한 것입니다. 시스템의 규칙이 깨지자 일주일 만에 무려 600억 달러(한화 약 80조 원)라는 시가총액이 흔적도 없이 증발하는 투매 광풍이 휘몰아쳤습니다. 3AC의 수장 쑤 주는 트위터에서 "루나는 절대 깨지지 않는 무적의 신화"라며 개미들을 선동하던 주동자였고, 이들의 금고에는 이미 2억 달러가 넘는 루나 토큰이 고점에서 풀매수되어 묶여 있었습니다.

결과는 단 일주일 만의 전액 자산 소멸이었습니다. 카일 데이비스는 훗날 인터뷰에서 "며칠 만에 자산 가치가 제로(0)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말도 안되는 수준의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레버리지를 수조 원씩 당겨 쓰던 거물들이 하방 리스크의 최악 시나리오 수치조차 계산하지 않았다는 것은 철저한 직무유기이자 기만입니다. 비트코인이 2만 달러까지 수직으로 주저앉자, 이들이 문어발식으로 영끌해 두었던 모든 알트코인 포지션의 담보 가치가 임계치 밑으로 떨어지며 지옥의 마진콜 연쇄 청산 쓰나미가 터졌습니다. 전 세계 20개가 넘는 대출 기관들이 동시에 "당장 추가 담보 자금을 입금하지 않으면 네 포지션을 강제로 시장가에 던져버리겠다"며 압박하자, 이 오만한 엘리트들이 선택한 생존 방식은 충격적이게도 다른 대출 기관을 속여 새로운 돈을 받아 빚을 돌려막는 가치 없는 연쇄 폰지 사기였습니다.

저는 이 마진콜의 도미노 폭발 대목을 다시 한번 보면서, 주식 반대매매 뉴스가 도배될 때마다 벌벌 떨던 제 서글픈 투자 기억이 생각나서 피가 거꾸로 솟았습니다. 기관과 고래들이 지들끼리 끈적하게 엮어놓은 불투명한 대출 장부의 썩은 고리가 터질 때, 그 안의 내부 사정을 전혀 모르는 우리같은 평범한 투자자들은 아무런 경고 신호도 받지 못한 채 고점에서 거인들의 설거지 투매 물량을 받아내며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스템의 이름값만 믿고 위험 관리를 패스했던 대가는 언제나 정보 최하단에 선 우리들의 처참한 파산뿐이었습니다.

붕괴, 발리의 서핑과 35억 달러의 청구서

가짜 흑자의 신기루가 완전히 걷히고 35억 달러(한화 약 4조 5,000억 원)라는 파산의 청구서가 배달되자, 이 아이비리그 출신의 천재 트레이더들은 싱가포르 사무실의 컴퓨터를 부수고 흔적도 없이 잠적했습니다. 이들이 도망친 곳은 미국 사법 당국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은 인도네시아의 호화 휴양지 발리였습니다. 전 세계 채권자들과 개미들이 달러당 단 20센트의 부스러기라도 건지기 위해 피눈물을 흘리며 법정을 뛰어다니는 동안, 이 파렴치한 주범들은 발리의 초호화 리조트 옥상에서 환각 버섯을 먹고 서핑을 즐기며 사법 시스템을 비웃었습니다. 싱가포르 금융관리국의 사후 합동 조사 데이터에서 밝혀졌듯, 이들은 법적 허가 운용 한도인 2억 5,000만 달러의 무려 40배가 넘는 유령 자금을 불법으로 굴리며 국가 규제 기관에 가짜 서류를 제출해 온 시장 조작범들이었습니다.

파산 법정에서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행위는 그야말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쑤 주는 뻔뻔하게도 "내 회사 금고에서 내가 못 받은 돈이 있다"며 자신과 아내의 이름으로 총 7,000만 달러의 우선 채권 청구서를 제출하는 인지부조화의 극치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금융 자유와 익명성을 떠들던 그들의 필살 무기였던 블록체인 온체인 데이터가 역설적으로 이들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청산인들이 추적 레이더를 가동해 3AC의 비밀 지갑에서 80만 달러가 넘는 고가의 NFT 자산들이 야반도주 직전 새로운 유령 지갑으로 세탁되어 이전된 움직임 수치를 낱낱이 캡처해 낸 것입니다. 쑤 주는 결국 싱가포르 공항에서 체포되어 감옥에 갇혔고, 이들에게 청구된 민사 배상액은 13억 달러라는 전무후무한 액수였습니다.

이들이 쏘아 올린 부실 레버리지의 신호탄은 결국 FTX 거래소의 연쇄 대폭발과 제네시스의 파산 신청으로 이어지며 잔인한 '크립토 윈터'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쓰리 애로우즈 캐피탈의 파국은 단순한 하락장의 일시적인 불운이 아닙니다. 자본주의 시장의 감시망을 우회하는 불투명한 파생상품 구조와 인간의 끝없는 영끌 레버리지 탐욕이 결합했을 때, 판을 짜놓은 기득권의 시스템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허망하게 폭발하여 시장 전체를 지옥으로 밀어 넣을 수 있는지 보여준 역사적 증거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J7tWxEF9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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